고양이 목욕 시키는 법
페이지 정보
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6-05-23 12:47 조회19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고양이 목욕시키는 법
엊그제 누군가가 커다란 양동이에 오색 물감을 잔뜩 풀었던 것 같은데 아직 섞는 작업이 덜 끝났는지, 푸른 하늘에 흰 구름 몇 조각
두둥실 떠가고 꼬리가 빨간 고추잠자리 한 마리 누렇게 익어가는 시골 들녘의 벼 위를 천천히 날아다니는데도, 어디서 아름다운
오색 단풍이 들었다는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고 있었다. 모처럼 친한 선배 한 분과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창밖에서 검은 바탕에
갈색 점이 있는 고양이 한 마리와 누런 바탕에 알록달록 점이 있는 고양이가‘야~옹! 야~옹!’ 장난을 치는지 아니면 싸움을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자꾸 식당 주위를 왔다 갔다 하며 맴돌자 그 모습을 힐끗 본 선배께서 “여기도 길고양이가 살고 있는 갑네.” “여기는
식당이니까 아무래도 음식물 찌꺼기 같은 게 있으니 그런 거라도 얻어먹으려고 더 달려들겠지요.” “그라까? 하긴 고양이들은
아무거나 먹는 짐승이 아니니 그럴 수도 있겠네! 그란디 요새 우리 집이도 으디서 생기다 만 고양이 새끼 한 마리가 찾아와 가도
안하고 눌러 살고 있단 마시.” “생기다만 고양이라면 얼만큼이나 컷는데요?” “이제 새끼 티를 쪼금 벗어 났는디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는 솜털이 엉성해 갖고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어서 ‘요것이 여그서 죽으면 치울라문 성가시꺼인디 하필 우리 집에 와서
돌아댕기고 있다냐?’했거든 그란디 ‘고양이가 어미도 없이 비쩍 말라 불쌍하다!’며 집사람이 먹을 것을 한번 두 번 갖다 주니까
아주 맛있게 먹더니 이제는 아예 갈 생각이 없는지 집 주위를 빙빙 돌면서 우리 집사람이 어디 나갔다 들어오면‘야옹~ 야옹!’ 하면서
지가 무슨 강아지라도 되는 것처럼 마중을 나오더라고, 참! 내가 개가 주인 마중 나오는 것은 봤어도 고양이가 마중 나오는 것은 첨 봤어!”
“그럼 혹시 요즘 유행하는 신세대 고양이라 그런 걸까요?” “그런데 처음 그 고양이가 나타났을 때 우리 집 개들이 아주 잡아 먹을 듯
사납게 짖고 야단이더니 요즘은 아주 같이 장난을 치고 야단이더라고.” “원래 개하고 고양이가 앙숙(怏宿)인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개하고 고양이가 아니고 원숭이하고 앙숙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오죽하면 견원지간(犬猿之間)이라는 말이 생겼겠는가?
그런데 이 고양이가 밥 같은 먹을 것을 줄 때면 가까이 오는데 잡으려고 손을 내밀기라도 하면 어떻게 눈치를 챘는지 멀리 도망을 가버려!”
“그런데 잡아서 무엇하시려고 잡으려고 하셨어요?” “밖에 함부로 돌아다니던 고양인데 혹시 살인 진드기라도 달고 다니다 우리 집
정원이나 잡초에 떨어드리거나 하면 큰일 나지 않겠는가? 그래서 목욕이라도 시키면 좋을 것 같아서 그러는데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도통 잡히려고 생각을 않고 있거든.” “그것 참 곤란하시겠네요. 그런데 고양이는 또 자기 나름대로 죽지 않고 오래 살아가려면
사람에 잡히지 않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거든요.” “잡히지 않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그건 왜 그럴까?” “고양이 입장에서는 사람에게
잡히지 않으면 그래도 자신의 목숨은 더 유지할 수 있지만 만약에 잡힌다면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지 않습니까? 죽임을 당할 수도,
또 어디에 묶일 수도, 그리고 또 갇힐 수도 있기 때문인데 형님처럼 좋은 마음으로 목욕을 시킬 줄 알기나 하겠어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나비야! 내가 너 살인 진드기 없애려고 목욕을 시켜 줄테니 좋은 말할 때 순순히 붙잡혀라!’라고 해 볼까?”
“그 방법도 좋은 것 같기는 한데 고양이 말을 모르니 어떻게 할 수가 없을 것 같고 그냥 순순히 잡힐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지 않을까요?”
지난 2026년 4월 26일 촬영한 사과나무 꽃입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