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회

정우회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문인 광장

노총각 장가가는 날

페이지 정보

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6-10-03 09:02 조회3회 댓글0건

본문

노총각 장가가는 날

 

비가 내린다.

 

그동안 건너편 집 지붕 위에, 장독 뚜껑 위에, 그리고 자동차 앞 유리와 보닛 위에 수없이 많은 꽃가루가 내려 덮이면서 어쩌다 간밤에 이슬이라도 내리는

날에는 그야말로 총천연색의 아름답고 멋진 지도를 그려내는 놀라운 재주를 발휘하다 오늘 모처럼 내린 비에 모두 씻겨 내려가면서 간단하게 해결해 주고 있어 왠지

 

모르게 흐뭇한 마음이었다. 집사람과 함께 텃밭에 고추 모종 몇 주를 심고 방에 들어와 휴대폰 카톡을 열어보니 후배 이름이 써있고 ‘사진을 보냈습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있어 ‘이 사람이 나에게 무슨 사진을 보냈을까? 언제 같이 촬영한 사진이 없을 텐데!’ 생각하며 열어보니 ‘평생을 같이하고 싶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서로 아껴주고 이해하며 사랑을 베풀고 살고 싶습니다. 저의 약속 위에 따뜻한 격려로 축복해 주셔서 힘찬 출발의 디딤이 되어 주십시오, 김영표 서경숙의 장남 성군,

엄대중 강미정의 장녀 주영, 신랑 신부의 이름과 함께 일시: 2026년 6월 13일 토요일 오후 5시 30분 광주 갈릭웨딩홀 3층 아로라 홀.’이라고 적혀있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니 후배의 나이가 나보다 두 살 정도 적은데 큰아들이 이제야 결혼한다면 새신랑 나이도 많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어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신호가 가고 “여보세요!” 하며 후배가 받아서. “아우님! 아드님 경사 축하드리네!” “아이고! 형님 고맙습니다. 모두 형님들 덕분이지요.” “그런데

 

새신랑 나이는 어떻게 되는가?” “그건 부끄럽게 왜 물어보세요?” “그게 왜 부끄러운데?” “신랑 나이가 많거든요.” “자네 큰아들이 우리 아들과 학교

동창아닌가?” “예! 맞아요.” “그럼 마흔두 살쯤 되겠네.” “예! 맞아요.” “그러면 아가씨는 어디서 만났다고 하던가?” “아들이 다니는 회사에 새내기직원이

 

들어왔는데 어느 날 아들이 자판기에서 커피를 빼면서 빙긋이 웃으며‘커피 한 잔 드릴까요?’ 묻자 ‘주시면 고맙지요.’ 하더라면서요. 그래서 별생각 없이 커피를

빼주었는데 다음날 또 커피를 빼면서 마침 그 아가씨가 지나가길래 ‘커피 한잔하세요.’ 하였더니 ‘고맙습니다.’ 하면서 받았다고 하데요.” “그런데 이상하게

 

꼭 커피를 빼면 아가씨가 나타나 웃으면서 커피를 달라는 듯 옆에 서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데?” “그래서 용기를 내어 ‘매일 커피를

한 잔씩 드렸는데 혹시 커피값 주실 생각 없으세요?’ 하였더니 ‘그러면 저녁 식사하면 어떻겠어요?’ ‘그러면 더 좋지요.’ 해서 저녁에 만나 식사를 하고 가까운

 

산책로를 걷다 헤어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들이 집사람에게 전화해서 ‘엄마! 나 주영 씨와 함께 집에 가고 싶은데

데려가도 괜찮을까?’ 해서 ‘니가 아가씨를 데려온다고? 그게 정말이냐? 데려만 오면 대환영이지! 그러니 걱정 말고 데려와라!’하고 전화를 끊더니 갑자기 펄떡펄떡

 

뛰면서 ‘애기 아부지 우리 성군이가 아가씨를 데려온다네! ~~~’하며 좋아서 어쩔 줄 모르더라고요.” “물론 그러시겠지 솔직히 말하면 지금까지 그걸 기대하고

있었던 것 아닌가?” “그랬지요. 그리고 토요일 날 드디어 아가씨가 집에 왔는데 첫인상이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집 가족이었던 것처럼 매우 친숙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리고 과일도 깎아오고 설거지도 하는데 굉장히 얌전하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저 아가씨가

 

우리 며느리가 되면 정말 좋겠다!’ 생각했는데 그동안 아들이 중국으로 파견 근무를 나갔는데 그래도 변치 않고 3년을 기다려줘서 드디어 저의 집 며느리가 되어 정말 고맙더라고요.”

 

a8960309862d6e34a1444bc6448f8fec_1790985700_19.jpg
 

오늘도 시골 들녘에서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