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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도 못사는 우리네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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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0-08-01 16:06 조회1,8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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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도 못사는 우리네 인생

 

 

멀리 보이는 산()이 어제보다 더 녹음(綠陰)이 짙어지는 6월이 시작되면서 시골집 울타리에 빨갛게 피

어난 장미아가씨는

지나가는 길손에게 수줍게 인사하는데, 무더위를 품은 바람이 찾아와 자꾸 아가씨를 흔들어 대는데도 새

들은 아무런 관심조차 없는지,

 

마을 앞 정자나무에 모여 시끄럽게 떠들어 대고 있었다. 관주산에서 천천히 내려오고 있는데 휴대폰에

띠로링~’소리가 들려

열어 보았더니 후배(後輩)가 보낸 부고(訃告)장이 와 있어서 선배 한분과 장례식장(葬禮式場)으로 향했

. 그리고 상주(喪主)를 만나

 

조의(弔儀)를 표한 뒤 자리에 앉아 음식(飮食)을 먹으면서 물었다. “어머니는 금년 몇 살이신가?”

올해 아흔 두 살이신데

이렇게 돌아가시니 마음이 안 좋네요.” “그러면 지금까지 몸은 건강하셨는가?” “아흔 살까지는 그래

도 건강하신 편이었는데

 

아흔 한 살이 되면서 갑자기 몸이 많이 안 좋아지더라고요. 그래서 요양원으로 모신지 벌써 2년이 되었

네요.”

그러면 그곳으로 모셨을 때 적응은 잘 하시던가?” “처음에는 제가 집에서 모시고 있었는데 동생들도

 그러고 친척들도

 

요양원으로 모시지 왜 집에서 그러고 있냐?’자꾸 권하는 바람에 그곳으로 모셨거든요. 그런데 처음

 가셨을 때도

별로 낯설어하지 않고 그냥 잘 계셨던 것 같아요.” “그러면 임종(臨終)은 어떻게 했던가? 요즘 코로나

19 때문에 환자들

 

면회도 잘 시켜주지 않는다고 야단이던데!” “그래서 정말 난감하더라고요. 그런데 거기서 전화가 왔어

. 할머니께서

조금 이상하신 것 같으니 한 번 와보는 것이 좋겠다! 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부랴부랴 찾아갔더니 어머

니를 막 보았을 때만해도

 

괜찮을 것 같았는데 한 3~40분쯤 지나고나니 갑자기 상태가 나빠지면서 돌아가시더라고요.” “그래도

 자네는 임종을 해서 다행일세!

내가 잘 아는 선배 한 분은 어머니께서 암()으로 돌아가셨는데 병원에서 치료를 포기하고이제 사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집으로 모시고 가서 잡수고 싶은 음식(飮食) 있으면 모두 해드리고 최대한 편하게 모시면 좋겠습니

.’하면서 퇴원(退院) 시키는

바람에 할 수없이 집으로 왔는데 그때부터어머니가 조금 이상하네!’큰집에서 연락이 오면 식구들이

 우르르 모였다가

 

안 돌아가시면 다시 돌아오고 또어머니가 이상하네!’하면 모였다 다시 돌아오기를 몇 번하고 나더니

 나중에는

아무도 가지 않았는데 하필 그때 어머니께서 돌아 가신거야!” “그랬으면 정말 허망했겠는데요.” “

 시절만하더라도 지금처럼

 

휴대폰이나 승용차도 없었던 시절에 큰집마저 면 소재지서 한참을 가야하는 곳에 있었으니어머니가 이

상하다!’고 연락 오면

남의 차를 빌려 타던가 아니면 택시라도 타고 가야 하는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그래서 안 모였던 것

 같은데 하필

 

그 순간 돌아가셨으니 정말 허망했겠지. 하여튼 이렇게 자네 앞에서 어머니가 가셨으니 너무 슬퍼하지

마시게!” “! 잘 알았습니다.

이렇게 찾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조문(弔問)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선배께서 사람의

 목숨은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죽는 날과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 같아! ‘인명(人命)은 재천(在天)이다.’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은

곧 하늘에 달렸다.’ 는 말인데 어떻게 생각하면 정말 그 말이 기가 막히게 맞는 말 같거든.” “그러니

까요. 사람이

 

아무리 발버둥 쳐 봐야 백년도 살지 못하고 가는데 왜 그렇게 욕심을 부리며 사는 것일까요?” “그러니

까 아무리 욕심을 부려봐야

죽을 때 가지고 갈 수도 없으니 욕심 부리지 말고 나눌 때는 나누고, 도울 때는 돕고, 오순도순 편하게

살다 가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모처럼 장마 비가 그치고 맑은 하늘이 보이자 노란 해바라기 아가씨 하늘을 보며 활짝 웃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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