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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과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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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0-10-03 15:37 조회1,9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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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과 운명

 

하얀 나비 한 마리가 날개를 팔랑거리며 날아오더니 길옆 예쁘게 피어나기 시작한 족두리 또는 풍접초라

고 불리는 꽃 옆으로

다가서는가 싶더니 갑자기 방향을 바꿔 바로 옆 아주 보잘 것 없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작은 꽃에 앉더니

 기다란 관으로

 

꿀을 빠는 것처럼 보였다. ‘나비에게는 아무리 화려하고 예뻐도 필요 없고 꿀 많은 꽃이 최고인가 보구

! 그런데 우리는 실속보다는

너무 화려하고 예쁜 것만 찾는 것은 아닌가?’생각하는데 동생! 사람이 그렇게 불러도 모르고 무엇을

 그렇게 생각하는가?”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잘 아는 선배(先輩)께서 빙긋이 웃고 있었다. “형님! 어디 다녀오는 길이세

?” “오늘이 5일 시장(市場)

열리는 날이어서 장 구경 한 번 가 보려고 나왔네!” “날씨도 무더운데 다녀오려면 힘드시겠네요.”

거기 좀 다녀오는데

 

힘들 것까지 있겠는가? 가다가 힘들면 잠시 쉬고, 또 오다가 힘들면 조금 쉬면서 다녀오면 되는 거지 안

 그런가?” “그렇긴 하네요.

그럼 천천히 다녀오세요.”하는 순간 그란디 자네 혹시 영수 동생 제수(弟嫂)씨 소식 알고 있는가?”

 “그 동생 제수씨

 

소식이라면 무엇을 말씀하시는데요?” “아니 엊그제 누구에게 들으니병원(病院)에 입원(入院)

!’고 해서 하는 말이네.”

그것 말씀이세요? 몇 개월 전 암() 때문에 화순(和順) 대학 병원에 입원해서 수술(手術)을 받았는데

 결과가

 

아주 좋아 진작 퇴원(退院)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랬으면 아주 다행일세! 그런데 그 집 식구들은 왜

 그럴까? 몇 년 전

그 집 시아버지, 시어머니, 그리고 영수 동생까지 암으로 가지 않았던가?” “그러기는 했지요. 그런데

 어쩌겠어요?

 

그런 것도 모두 다 운명(運命)인데요.” “그러면 암에 잘 걸리는 집안이 따로 있을까?” “글쎄요?

안이라기보다 가족력(家族歷)

때문에 그러는 것 아닐까요?” “가족력이 무엇인데?” “예를 들어 말씀드리면 가족끼리는 거의 식성

(食性)이 같지 않습니까?

 

그러다보니 거의 부모의 식성을 따라 음식(飮食)을 짜게 먹는 가족은 짜게 먹고 또 맵게 먹는 가족은 맵

게 먹다보니 자연스럽게

병원에서는 부모가 암에 걸리면 가족들도 그에 따른 검사를 받아보라 권하더라고요.” “그러던가?

말도 맞는 말 같은데

 

아무리 그래도 한 해에 그렇게 한 가족 세 사람이 몇 개월 사이에 차례로 돌아간다는 것은 내가 생각하

기에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더라고.”

그러나 어쩌겠어요? 제 생각에는 사람의 수명은 모두 정해져 있는 것 같아서너는 몇 년 몇 월 며칠

 몇 시에 가야된다!’하고

 

때가 되면 데려가는 것 같거든요.” “자네 말을 들으니 그 말도 일리는 있는 것 같은데, 옛날 내가 젊

었을 때만 해도

사람이 70살 넘기기가 힘들었거든, 그런데 지금은 아무리 빨라도 80살은 넘어야 돌아가니 운명이라는 말

도 조금 안 맞는 것 같아!

 

그리고 요즘 내 주위에 보면 암으로 가신 분들이 아주 많은 것 같거든, 특히 나하고 친했던 양복점(洋服

)했던 친구,

그리고 낚시를 좋아했던 친구도 암으로 먼저 가지 않았던가?” “그러니까요. 그래서 요즘은 세 사람 중

 한 사람은

 

암 환자라고 할 만큼 암에 걸린 사람이 많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요즘 태레비를 보면 무엇

 무엇을 조심하라!’고 하는데

그런 것을 안 먹으면 사람이 살 수가 없지 않은가? 그러다보니 먹으라는 건지 먹지 말라는 건지 알 수가

 없어!”

 

그냥 먹기는 먹되 잘 씻고 잘 조리해서 먹어라!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거든요. 그리고 하늘에서 이

제 갈 때가 되었으니 그만 가자! 하면 어쩌겠어요? 그냥 따라가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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