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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말 한마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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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0-10-18 16:33 조회1,8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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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말 한마디에

 

 

하늘에서 내리는 햇살은 따갑다 못해 뜨거울 지경인데 피부를 스치며 살랑살랑 지나가는 산들바람은 에

어컨에서 나오는

바람 부럽지 않은 시원함과 상쾌함을 느끼게 하면서 막바지 여름이 한꺼번에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관주

산에서 운동을 마치고

 

마을의 형님, 형수님과 함께 산을 내려오는데 앞서가는 형님 모자사이로 하얀 머리카락이 삐죽이 나와

 빙긋이 웃는 것처럼 보였다.

형님 혹시 머리 염색(染色)하실 때 되지 않았나요?”묻자. 고개를 돌리더니 나는 염색 안 하는데!”

 “그 말씀이 정말이세요?”

 

아니 이 사람이 속고만 살았나? 왜 내말을 못 믿어! 나뿐만 아니고 우리 누님들도 모두 그걸 안 하고

 살거든.”

아니 어떻게 그렇게 좋은 머리를 가질 수 있답니까?” “그것까지는 내가 잘 모르겠는데 아마 이것도

 유전인 것 같더라고.

 

대부분 사람들은 50대나 또 60대가 되면 자연스럽게 머리에 염색을 시작하는데 우리 큰누님이 지금 90

이 넘었는데

반백(半白)이라고 그런가? 흰머리와 검은머리가 절반씩 섞여있어서 친구들이너 머리 정말 좋다!’

 굉장히 부러워한다는데

 

그래서 아직 한 번도 염색은 해 본적이 없다고 그러데.” “그러면 동생들도 모두 안 한다고 하던가

?” “내가 우리 동생들까지

신경을 쓰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우리 막둥이 제수씨는 이따금염색을 한다!’고 는 하는데 내 눈으로

 직접 본 적은 없거든,

 

그런데 자네는 안하는가?” “저라고 왜 안하겠어요. 제가 옛날 직장에 근무할 때까지는 안했거든요.

리고 퇴직하면서

이제부터는 집에서 지내게 되었으니 신경 쓸 일도 별로 없을 것이고 그러니 흰머리 날 일도 없겠

!’생각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퇴직을 하고나니 더 많아지는 느낌이더라고요.” “그러면 한 달에 몇 번이나 하는데?” “최소한 한 달

에 두 번씩은 해야 되거든요.

머리에 염색하고 며칠 있으면 금방 또 흰머리가 올라오니 그게 자꾸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그런다고 안

 할 수도 없으니

 

이래저래 걱정이네요.” “그래도 사람들이 흰머리가 가득한 것 보다는 검은머리가 있으면 아무래도 한

 살이라도 더 젊게 보이니

안 할 수도 없지 않겠는가?” “그러니까요. 그런데 형수님! 형님께서는 머리 염색 안하세요?”옆의 마

을 형수께 묻자

 

왜 안하겠어요? 그 사람은 젊었을 때부터 했어요.” “젊었을 때부터 했다고요? 아니 왜 그랬답니

?” “옛날 젊었을 때는

머리를 옆으로 빗어 넘기고 빙긋이 웃으면 아주 잘 생기고 매력적이었거든요. 그래서 나도 그것에 반해

 결혼했는데 며칠 되지 않아

 

머리에 염색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왜 그걸 하느냐?’고 물었더니 이것도 유전이라고 그러데

.

그런데 우리 애기 아빠 형제가 셋인데 세 사람 모두 염색을 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머리 전체가 흰머리가

 되니 할 수없이

 

어릴 때부터 염색을 하고 살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부작용은 없다고 하던가요?” “왜 부작용이

 없겠어요!

그래도 60대까지는 별 다른 이상 없이 그대로 넘어갔는데 70살이 되면서부터는 피부가 굉장히 가렵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약은 드신다고 하던가요?” “먹기도 하고 바르기도 하는데 그게 한두 번도 아니고 한 달이면

 그래도 두 번 정도는 가려워서

죽을 정도로 홍역을 치러야하니 요즘 들어서안 하겠다!’고 하는데 또 머리가 하야면 하얀 대로 괜찮

아 보이더라고요.”

 

그럼 완전히 적응하신 건가요?” “적응했다기보다는 며칠 전 딸들이 와서우리 아빠가 머리에 염색

을 안 하니

더 세련되고 멋있는 것 같다!’고 한마디하고 나니 그 뒤로 아예 생각도 하지 않더라고요. 아무리 그런

다고 딸들 말이 그렇게 좋을까요?”

2020년 10월 16일 설악산 천불동 계곡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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